65집 | 번역으로서의 철학, 철학으로서의 번역(소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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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4-11-20 15:01 조회8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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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목적은 오늘날 한 나라 지성계의 환기구 역할을 수행하는 학술 및 문예 번역(translation)이 광의의 철학함(philosophizing)에 포함되는 ‘탐구적’ 활동임을 부각하고, 이를 통해 번역에 대한 우리 지성계의 응당한 관심과 책임 의식을 환기해 보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논자는 본론에서 번역과 철학함의 방법적인 유비를 양자의 절차적인 공통성인 ‘해석적인 탐구’와 ‘창조적인 다시 쓰기’의 측면에서 중점적으로 조명한 후, 곧이어 양자의 양태적인 공통성인 완전성 지향을 ‘가능한 불가능’이란 역설적 표제 아래 추가적으로 적시해 보았다. 이로써 논자는 번역이 그저 판이한 두 언어 텍스트의 기계적인 치환에 불과한 게 아니라, 통상 ‘애지’의 노력으로 이해되어 온 광의의 철학처럼 주어진 대상(원문 텍스트)에 대한 해석적인 탐구와 창의적인 문제 해결, 완전에의 접근 등을 검질기게 추구하는 지성적 모색임을 밝히고자 한 것이다. 여기서 밝혀진 진실은 간단히 말해 ‘철학은 세계를 번역하고, 번역은 텍스트를 철학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논의는 결국, 유능하고 성실한 번역가가 철학적인 탐구심에 고무되어 빚어낸 양질의 번역 작품 모두는 범작 수준의 허다한 논문과 저서에 못지않게 지성계의 귀중한 자산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결론으로 우리를 유도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