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집 | 부랴트 문학공간에 나타난 신화적 상상력 연구 (김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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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1-11-25 10:51 조회1,553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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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의 목적은 북아시아/시베리아 지역을 대표하는 부랴트 현대작가들의 문학공간에 나타난 신화적 상상력을 살펴보는 것인 바, 동물적 상상력을 대표하는 ‘새’와 식물적 상상력을 대표하는 ‘나무’ 신화소를 중심으로 알아볼 것이다. 두 신화소는 부랴트인들의 신화적 사고를 드러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로서 각각 하늘과 대지를 거점으로 하지만 동시에 천상과 지상을 잇는 매개체 구실을 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와 같은 새와 나무의 신화소가 부랴트인들의 신화적 상상력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또 그것이 현대 부랴트 문학공간에서는 어떻게 형상화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이 때 새 화소는 Ts.갈라노프와 B.에르드이네예프의 텍스트를, 그리고 나무 화소는 Ts.갈라노프와 D.에르드이네예프의 텍스트를 그 연구대상으로 한다.
부랴트인들의 신화적 사고에서 새 화소는 어머니 형상과 결합되면서 ‘신성성’과 ‘모성성’을 지니는데, 이는 Ts.갈라노프와 B.에르드이네예프 두 작가의 문학 공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두 텍스트는 소설과 희곡이라는 다른 장르에도 불구하고 새 화소를 주요 테마 혹은 소재로 삼았다는 점, 제목에 이미 ‘새’가 포함된 점에 공통점이 있다. 다만 새 화소가 지닌 신성성과 모성성은 각각의 작가에게서 다양한 형태로 구체화된다. 하지만 두 작가 모두 ‘신성’하고 위대한 ‘어머니’인, 새(백조와 기러기)와 함께 작품을 마무리하면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결말을 예고한다.
나무 화소 역시 세계 여러 민족들의 신화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적’인 의미 외에, 부랴트인들의 신화적 사고만이 갖는 ‘고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바로 ‘신성성’, ‘생명성’과 연결된다는 점이며, 이는 Ts.갈라노프와 D.에르드이네예프의 문학에서도 구체화된다. 즉 부랴트의 신화와 문학에서 나무는 한편으로는 세계수로서의 보편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나무는 유목민이었던 부랴트인들의 신화적 사고에서 그 자체로 ‘신성성’을 지니거나(세르게сэргэ), 혹은 인간/동물의 생명이나 영혼과 연관된다(훌데hyлдэ). 이때 부랴트인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인 ‘토온토(тоонто)’는 나무의 신성함과 생명성이라는 의미망을 부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부랴트인들의 민족적 정체성, 공동체 의식과 신화적 상상력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부랴트 작가들 역시 인간이 피폐한 현실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는 문학적인 열쇠를 찾은 결과 그것이 바로 샤머니즘을 기반으로 한 신화적 상상력이다. 이러한 부랴트인의 신화적 사고에 근거한 새와 나무 신화소는 현대 부랴트 문학공간에서도 역시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의미망에 따라 각각 다양하게 형상화됨을 알 수 있다.
주제어 : 신화적 상상력, 부랴트, Ts.갈라노프와 B.에르드이네예프, D.에르드이네예프, 새 신화소, 나무 신화소, 샤머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