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집 | 고전 산문을 통해 본 ‘人間’·‘生態’·‘資本’의 양상과 포스트 휴머니즘 (한의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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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0-05-08 17:06 조회2,901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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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포스트 휴머니즘을 통해 고전을 재음미하되, 주체와 객체 또는 주체와 종속의 관계를 기존의 시각에서 탈피하거나 역전된 시각으로 읽을 수 있는 자료들을 검토하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이는 객체나 종속체로 구분되었던 것들에 중심에 두면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찾으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고전산문 작품 가운데 문집에 수록된 ‘動物說’과 ‘假傳’ 그리고 野談 소재 ‘富’ 관련 작품에 주목하였다.
동물설은 인간과 동물의 등가적 공존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내포되어 있다. 왜냐하면 동물설이 소환된 이유는 인간이 주목적이긴 하나, 하찮은 대상으로 여겨지는 동물이 결코 인간에 비해 뒤질게 없다는 인식이 작품 속에서 동물의 행위를 통해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점에 있어서 인간과 동물은 등가적 존재로 위상을 가지며 이러한 사고가 동물설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동물설은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강조하는 텍스트로 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객체적 대상인 사물을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견인하여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탈피하려는 의미가 부여된 가전 또한 재인식의 대상으로 주목된다. 가전은 객체로서의 대상이 주체로 소환되어 인간을 이야기한다는 측면에서 사물과 인간의 상호 객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해석의 확장 가능성을 담지하고 있다.
한편 야담에 수록된 부자(富者) 일화를 주목해 보면 과거를 준비하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생계를 위해 상업에 뛰어들어 물물의 흐름에 주시한 뒤 물물교환, 매점매석을 활용하여 시세차익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서민 구휼과 같은 행동으로 인심을 얻는 양심적 자본가의 존재가 포착된다. 조선후기 상업자본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양면적 속성을 직시, 포착한 것으로 자본의 존재와 가치에 대한 재인식을 역설한다.
특히 이점은 등장 인물이 사대부란 계급의 명분성보다 생존이란 현실을 더 중요하게 인식하고 자본을 축적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에서 명징하게 확인된다. 이는 계급과 상업자본에 대한 기존 관점의 전환을 은근히 의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작업을 통해 고전을 재음미할 경우 그에 따라 새롭게 환기되는 사고는 우리 앞에 제기된 문제로 환류되어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른바 고전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을 것인데, 방법론적으로 고전 독해의 관점에 포스트 휴머니즘적 시각을 일정부분 적용시켜 바라본다는 점에서 본고는 시론적 시도에 해당된다.
주제어 : 포스트 휴머니즘, 인간, 생태, 자본, 고전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