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집 | 샹탈 아케르만(Chantal Akerman)의 초기 영화에 나타난 벨기에 문화예술의 영향력 연구 (민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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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19-11-08 16:10 조회2,389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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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샹탈 아케르만이 브뤼셀에서 제작한 초기영화들을 중심으로 그녀의 영화에 나타난 벨기에 문화예술의 영향력을 살펴본 연구이다. 그녀는 프랑스어와 플랑드르어가 혼존하고 라틴문화와 게르만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 벨기에에서 태어나 21세까지 계속 머물렀다. 영화에 입문한 이후 그녀는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는 이주의 삶을 살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그녀의 영화안에서 벨기에의 문화와의 연결성을 찾을 수 없는 초국가적이고 디아스포라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모국 벨기에에 정규적으로 머물렀었고, 벨기에의 문화유산의 영향을 적잖게 받았었다. 본 연구는 그녀의 영화 속에 내재된 벨기에적 성격을 규명하고 벨기에 문화예술과 그녀의 초기 영화들과의 유사성을 연구하였다.
아케르만의 부모에게 벨기에는 이주민으로서 정착한 곳이었고, 그녀의 어머니는 홀로코스트에서 가족 중 유일하게 생존한 쇼아 세대였다. 가정 분위기 속에 유대적 율법과 절제, 그리고 세상에 대한 수동성이 자리하고 있었고 따라서 아케르만에게 벨기에는 제한되고 답답한 장소, 뛰쳐나가야 할 장소로 종종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영화에는 플랑드르 회화의 영향력과 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마술적 사실주의적 경향이 내재되어 있다. 영화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벨기에 문화예술의 전통이 영화쟝르에 가미되어 벨기에 영화의 독창적 스타일이 자리잡게 되는데, 이를 주도한 이가 바로 앙드레 델보 감독이다. 아케르만의 영화는 그녀 스스로 인정한 적이 없지만, 델보 감독의 영화와 닮아 있다. 인식에서 소외로의 즉각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두 감독 사이의 유사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인식에서 소외로의 즉각적 전환은 벨기에 예술 사조 중에서 마술적 사실주의 사조의 큰 특징이기도 하다. 얀 반 아이크와 르네 마그리트의 회화에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찾아볼 수 있고 아케르만 초기 영화의 주요 장면에는 이 화가들의 회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마술적 사실주의의 경향이 강하게 드러난다.
아케르만의 영화에는 마술적 사실주의에서 자주 발견되는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벨기에식 노래와 춤이 자아내는 극적인 감정 고조, 낯설고 신비한 풍경이 야기하는 평범한 인간의 일탈, 제스처의 클로즈업과 이중적 시선을 통해 일상의 낯설음으로의 전환 역시 아케르만의 영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벨기에성이다.
방황과 방랑의 여성 감독 아케르만은 노마디즘이나 유대적 디아스포라로 이제껏 조명되어 왔지만, 한편으로는 모국 벨기에에 대한 뿌리깊은 이해와 애정이 있으며, 벨기에의 예술가들로부터 부지불식간으로 영향받았음을 알 수 있다.
주제어 : 샹탈 아케르만, 벨기에, 브뤼셀, 마술적 사실주의, [밤새도록], [잔느 딜만], 앙드레 델보, 르네 마그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