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집 | 『표준국어대사전』의 프랑스어 차용어 기술 연구 (하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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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19-11-08 16:26 조회2,370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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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나라 사이의 다양한 교류는 각 언어의 접촉을 동반하게 되고 그 접촉의 흔적을 상대방의 언어에 남기게 된다.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한국과 프랑스도 두 나라 사이의 지속적인 접촉의 흔적을 한국어와 프랑스어에 남기고 있다. 각각의 언어 사전은 자신의 언어에 잘 정착된 차용어들에 낱말의 지위를 부여하고 등재하게 된다. 본 연구는 『표준국어대사전』에 기술된 프랑스어 차용어를 대상으로 거시구조와 미시구조 기술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나름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거시구조에서는 표제어의 선정과 문제점을 논의하고 미시구조에서는 원어 정보와 뜻풀이, 순환성과 순화어 제시, 전문용어 분류의 문제점 등을 다루고 있다.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총 765개의 프랑스어 차용어로 등재되어 있는데, 그 대부분은 명사이다. 그 중에는 ‘모르모트’나 ‘아라카르트’처럼 프랑스어 의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 언중들이 널리 쓰지 않는 낱말들도 등재되어 있다. 반면에 ‘모기지’나 ‘에콜’, ‘팜므파탈’ 등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듣게 되는 외래어들은 등재되어 있지 않다.
미시정보 기술과 관련해서 본 연구는 차용어의 출처 언어 정보가 잘못되었거나 원어가 잘못 표기된 경우를 밝혀냈다. 그리고 뜻풀이에서는 백과정보가 잘못되었거나, 상위어의 선택과 부가정보가 잘못된 경우와 뜻풀이에 사용된 낱말들이 표제어로 등재되지 않는, 다시 말해서 순환성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순환성이 지켜져야 사전의 완전한 해독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전 기술에 있어 순환성의 원칙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어 분류 표시와 관련해서는 분류의 원칙과 이 원칙의 일관성 있는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특히 『표준국어대사전』은 고유명사에는 언어명을 밝히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책명인 ‘팡세’와 ‘페스트’에는 <프>라는 원어 표시를 하고, 같은 책명에 속하는 ‘디바가시옹’과 ‘르네’에는 원어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 사전 내용의 일관성 있는 기술을 위해서는 세운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것이다.
사전은 내용의 정확성이 생명이다. 이용자들이 사전을 참조하는 것은 사전의 내용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언어의 표준을 제공하는 사전의 내용이 맞지 않는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이 말과 글의 옳고 그름을 판정하는 언어 사전의 재판관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사전 내용의 기술에 더 많은 정확성을 기해야 할 것이다.
주제어 : 차용어, 외래어, 프랑스어, 한국어,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