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집 | 장석영의 러시아 체험을 통해 본 근대기 중화 사상의 일면 (한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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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2-04-30 16:13 조회1,024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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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당 장석영의 『요좌기행』은 한문으로 작성된 20세기 북만주 및 러시아 기행문으로, 당대 유림의 대외인식과 현지의 실정을 매우 잘 담고 있는 유의미한 기록이자 한국 한문학의 영토를 넓힌 문학 작품이다. 당시 62세의 노유였던 그는 1912년 음력 1월, 맹동의 추위를 뚫고 만주와 러시아로향하여 약 100여 일 동안 15,000리를 돌아본다. 이민족의 지배를 피하고 유도의 회복을 위해 새로운 이거지를 모색하려던 그는 북만주를 넘어 지금의 극동 러시아까지 당도했다. 그곳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 러시아의 문화와 재러 한인들의 삶은 그에게 대단히 큰 인상을 남겼다. 기차에서 만난 러시아 순검을 통해 ‘인(仁)’의 보편성을 확인하기도 했지만 러시아 문화는 그에게 상당한 당혹감을 주며,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이질감을 갖게 했다. 또한 ‘한인 독립운동 단체의 분열과 갈등·러시아 정교회를 긍정하고 이를 받아들인 한인 사회, 또한 정처 없이 각지를 떠도는 한인 청년들의 모습과 유교 전통이 붕괴’되는 한인 사회의 실황은 그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결국 정통 성리학자였던 그에게, 러시아에 산다는 것은 곧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은 채 “아호(俄胡)”가 되는 것으로 각인된다. 즉 직접 해외로 떠날 수 있었던 근대 유림 장석영에게 과거의 구제(舊制)와 중화의 전통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자기 정체성’이 되면서 반드시 보수해야 할스스로의 유산이자 전통이라는 것이 한층 확고해진 국면을 보였다.
주제어: 장석영, 『요좌기행』, 중화사상, 이승희, 재러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