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집 | 관객참여형 공간 연출과 5·18의 연극적 체험- 5·18 40주년 기념 연극 <시간을 칠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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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3-11-16 16:25 조회419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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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칠하는 사람 (이하 ‘시칠사’)>은 ACC와 ACI가 5·18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한 공연으로, 2020년 이후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공연되며 ACC 레퍼터리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이 공연은 무대 위에서 5·18의 서사적 재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과 ‘극장 1’ 공간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점에 주목해 본고에서는 2장에서 <시칠사>를 구성하는 기억의 주체들을, 3장에서 ‘극장 1’ 공간의 활용을, 4장에서 움직이는 객석이 정동을 생성해내는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시칠사>는 전남도청, 칠장이 영식, 관객이라는 세 겹의 기억으로 구성된 공연이다. 기억의 주체가 전남도청으로 전환되면서 기존의 영웅 서사 너머 새로운 ‘조연’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의의가 있다. 한편 <시칠사>는 기억이 온전치 못한 영식에 의해 재구성되는 시간의 편린들이다. 이때 영식의 기억은 5·18이 아닌 아들 혁의 죽음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오월극과는 변별이 된다. <시칠사>의 마지막 기억 주체는 관객이다. 기존의 오월극은 관객들에게 살아남은 자들의 책무를 되묻기도 하고 부채감을 새로이 안겨주기도 하고, 낭만적 혁명성으로 해소하기도 하였다. 그런 연극적 관례에서 <시칠사>는 관객들에게 5·18을 ‘친근하고 편하게’ 전달되기를 바라며 마치 ‘나들이하듯’ 역사를 만나기를 바라기 때문에 관객들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극 자체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극장 1’은 일명 블랙박스 극장이라 불리는 공간분할 가변형 대극장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이다. 연출가 윤시중은 압도적인 규모의 ‘극장 1’의 공간을 날 것 그대로 노출하면서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극장 1’이 공식적인 기억과 영식이라는 개인의 기억이 혼재되어 연출될 수있도록 공간을 구획하였다. 그리고 ‘극장 1’이 가진 공간적 특성이 돋보일 수 있도록 장면들을 연출하였다.
마지막으로, <시칠사>는 움직이는 객석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었다. 움직이는 객석은 관객과 ‘극장 1’ 공간의 친연성 때문에 고안된 도구이지만,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객석의 움직임을 통해 정동의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움직이는 객석은 여러 정동들이 생성되고 수렴되고 충돌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잔존하기도 하는 현장이 된다. 움직이는 객석 덕분에 <시칠사>는 이머시브 연극의 가능성이 있으며, 장소 특정적 연극이 될 수도 있다.
주제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5·18 40주년, <시간을 칠하는 사람>, ‘극장 1’, 공간적 특성, 움직이는 객석, 정동의 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