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집 | 시니시즘과 자기돌봄의 서사 : 1990년대 은희경의 소설 연구(노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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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5-05-26 10:41 조회6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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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1990년대에 발표된 은희경의 소설을 대상으로, 그녀의 작품에 구현된 시니시즘(cynicism)을 수동적인 방어기제를 넘어선 능동적인 자기돌봄(자기배려, epimeleia heautou)의 방식으로 바라보고, 작품 곳곳에 포진된 돌봄의 양상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했다. 작가는 기존 삶의 방식(life style)에 의문을 제기하고, 또 다른 형태의 돌봄의 방식이 깃든 삶의 방식을 그려냈다. 이는 위기에 처한 인물들이 그들의 삶을 포기하고 않고 다른 방식으로 살아내는 형상으로 재현된다. 일견 미친 여자들은 주변과 부조화를 감행하면서도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지켜낸다. 이 글에서는 이들을 인위적인 삶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견유주의자로 바라보고자 한다.
인물들은 기존의 법칙을 위반하는 다른 길이나 다른 삶에 접어드는 선택을 통해 자기돌봄의 기회를 획득하거나 완성한다. 결국 작중인물들은 그 누구도 궤도를 이탈하거나 삶을 포기하지 않은 채 진정한 자유와 자기돌봄에 이르는 과정을 밟아나간다. 이는 작품에 드러난 시니시즘이 수동적인 자기방어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진실한 삶을 모색하는 능동적인 자기돌봄과 맞물려있음을 시사해준다. 이로 볼 때 그녀가 써낸 1990년대의 소설은 문학적으로 돌봄을 수행하는 자기돌봄을 요청하는 서사로 재독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