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집 | 한시로 읽는 아버지의 마음: 서거정(徐居正)의 서복경(徐福慶) 소재 한시에 드러난 아들 형상과 그 의미(최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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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문학연구소 작성일25-05-26 10:46 조회7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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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조선전기 문학에서 문인이 맺은 인간관계와 정서적 유대가 작품 창작과 감정 표현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살펴보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으로, 서거정(徐居正, 1420~1488)의 한시 중 아들 서복경(徐福慶)을 대상으로 지은 한시를 분석하였다. 주지하다시피, 문학은 개인이 타인 및 집단과 맺는 다양한 사회적·정서적 위치를 통해 형성되고 발현된다. 특히 조선시대와 같은 공동체적 사회에서는 타인과 맺는 다양한 관계를 통해 문인의 내면과 정서가 드러나게 된다.
서거정은 일실된 작품을 제외하고도 약 6500수의 한시가 전해질 정도로 다작한 작가이며, 친우·동료·사제 등에게 남긴 다수의 시편을 살펴볼 수 있으나, 가족을 직접적인 시적 대상으로 삼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아들 서복경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은 49세에 얻은 늦둥이라는 서거정 개인의 특수한 생애적 배경과 일상의 세밀한 부분을 한시로 기록하고자 했던 문필가적 특성이 결합되어 나타난 예외적 사례로 주목된다. 서거정은 탄생부터 유년기 성장의 순간들, 성인으로 성장하여 일가를 이루는 모습 등의 아들의 생애의 국면들을 한시로 포착했는데, 그 틈새에 아버지로서의 기쁨과 애정, 노년의 나이가 유발하는 불안과 걱정의 정서가 복합적으로 드러난다.
본 연구는 서거정의 서복경 관련 한시를 통해, 조선전기 한시가 일상 속에서 개인적 정서와 삶의 궤적을 섬세하게 기록하고 형상화하는 공간으로 기능했음을 보이고자 한다. 아울러 문인이 맺은 인간관계와 정서적 교류를 적극적으로 읽어내는 관점을 통해, 공적인 측면에서 주로 다루어지던 조선전기 문학 연구의 스펙트럼을 확대할 필요성을 제기한다.